잡기장

멘붕 탈출

상원통사 2013. 2. 21. 23:12

멘붕 : '멘탈붕괴'의 줄임말로, 정신이 무너질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태를 일컫는 대한민국의 신조어이다.

영어로 신경쇠약을 뜻하는 'Mental Breakdown'에서 유래된 것 같기도 하다. <위키백과>에서

 

지난 대선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 날 이후, 공중파 방송의 뉴스는 물론, 인터넷 뉴스, 심지어 신문마저도 잘 읽지 않습니다.

신문도 끊어버릴까 하다가, 나같은 사람마저 신문을 보지 않으면 경향신문은 누가 볼까하는 생각에

아직은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신문대금이 아까워 끊을까 합니다.

 

왜 이렇게 충격이 심할까?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 할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선거의 패배가 내게는 바로 '희망의 붕괴'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PAX KOREANA로 가는 출발점에서의 좌절...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는 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인데, 그것을 놓쳤다 생각하니 힘들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히 희망이 보였습니다. 안철수가 있고, 문재인이 있고...

여론조사의 추이도 분명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참히 깨졌습니다. 왜? 

 

선거 직후 페북에 지지자 특성을 조사한 통계가 올라왔더군요.

박근혜를 지지한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학력이 낮고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 많았다는 점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분명 그들을 위해주고, 그들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인데,

정 반대의 인물을 택했다?? 연구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옛날 옛적 로마시대 이야기입니다. 절대로 지금의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닌 내가 쓴 소설입니다.

그때엔 크게 세 부류가 있었습니다.

지배층인 귀족계급과, 자유인인 시민계급과, 귀족들과 함께 지내야하는 도우미들이 있었습니다.

굳이 숫자로 말한다면 1% : 48% : 51%의 비율입니다.

 

귀족들은 이대로가 좋습니다.

지배권을 강화하고, 별 말썽없이 지내는 것이 당면과제입니다. 

그러기에 도우미들에게도 찔끔찔끔 베풀고, 시민들이 앙앙거리면 못이기는 척 조금씩 양보하곤 합니다.

 

시민들은 자기주장을 합니다.

이 세상에 나와서 사람답게 살기를 부르짖습니다.

싸워서 얻은 것은 혼자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도우미들에게도 나눠줍니다.

동네 빵집도 찾아서 도우미들에게 함께하려 하고, 시장에서 장사할 권리도 찾아서 도우미들과 같이 나누려 합니다.

 

도우미들은 편하게 지냅니다.

시민들이 얻어 맞아가며 찾아준 것들을 챙기기는 하는 데, 별로 고마와하지는 않습니다.

주인님이 주시는 것에 비하면 별 것 아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입을 것을 주시고, 잠잘 곳을 내어 주시는 주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귀족과 같은 성안에서 살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뻐깁니다.

   "늬네들은 이렇게 큰 집에서 한 번도 못자봤지?"

귀족이 입다가 질려서 버린 옷을 주워들고는 기뻐합니다.

   "시민들이여, 늬네들은 평생 이런 옷 만져보기라도 했니?"

주인님 밥상차리며 몰래 훔쳐먹은 맛난 음식을 오물거리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늬네들은 언제나 이렇게 귀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을까?"

가끔씩 주인님 시중들러 따라가 구경하는 원형극장에서의 전차경기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돈 안들이고 이런 구경을 할 수 있으니 난 정말 행운아야!"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는 것이란 별거 아니다. 그 옛날 고향에서 농사지을 때보다 훨씬 더 낫지 않나?

 삼시 세 때 밥먹고 살고, 이슬 피해 잠잘 수 있고, 따뜻한 옷 입고 살면 되었지 더이상 뭐가 필요하니?

 늬네들이 까분다고 뭐가 확 달라질 줄 아니? 내게 뭐가 있다고 주인님이 내 것을 가져가겠니?

 다 부질없는 짓이다.

 좋은 게 좋은 거야!

 오늘에 만족하며 살자!"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납니다.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만큼만 갑니다."

 

기다려야 합니다. 

멘붕 탈출하려면 내겐 아직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리다 보면 충격은 가라앉을 것이고, 또 기회는 오겠지요.

 

희망이야기 하다가 왜 옆길로 새냐구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 편에 이야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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