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TV 프로그램에서 108배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었다.
매주 등산을 하여 산을 오르는 데에는 자신이 있다는 사람과, 날마다 108배를 하는 사람이 산에 오르는 시합을 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3~40분 쯤 후, 등산매니아는 숨을 헉헉거리며 올라오고 있는 반면,
108배를 하는 사람은 호흡이 거의 변하지 않고 오르고 있었다.
어라? 긴가민가 하였다.
작년 가을, 회사에서 단체산행을 하였다.
청계산 역에서 시작하여 옥녀봉까지 갔다가 내려오는 데,
누군가가 너무 짧아서 그냥 내려가기는 아쉽다고 옆에 있는 매봉까지 갔다가 오자고 제안을 했다.
나도 아쉬웠던 터라 동행했다.
옥녀봉에서 매봉으로 가는 길은 온통 계단이었다.
계단마다 숫자가 붙어있어 헤아려보니 족히 7~800계단 쯤 되는 데 쉬지 않고 올랐었다.
별로 숨도 가쁘지도 않고 부담도 별로 없었다.
기억하건데, 1년 쯤 전 남한산성에 가고나서 전혀 산에 오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참으로 오랫만에 산에 올랐는 데도, 그것도 계단을 따라 계속 걸었는 데도 별로 무리가 오지 않았으니, 스스로 조금 놀라기도 했다.
운동이라곤 최근에 108배를 시작하여 1주일에 두어번 정도 한 것밖에 없는 데...
그럼 정말로 108배가 효과가 있는 걸까????
108배를 시작하기는 조금 힘들다.
이것은 불교의식이니 기독교나 천주교를 가진 사람은 더구나 접근하기가 힘들 것이다.
나도 시작하기가 참 멋적었다.
벽보고 절하기도 그렇고, TV보고 절하기도 이상하여, 불상을 구해서 앞에 놓고 절을 시작할 까 생각도 했지만,
아내에게 혼도 나고, 불상가격도 비싸서 그만두었다.
그래서 정한 것이 TV와 뒷벽 중간 쯤을 보고 절하기!!
방석도 필요하다. 보통 방석 두 배 크기의 방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무릎이 아파서 견디기 힘들다.
마침 둘째 딸 쓰라고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108배용 방석이 있어서 그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래도 첫 날 시작은 어색했다.
아침저녁으로 집에서 촛불켜고 기도드리는 열렬한 천주교신자가 있는 집에서, 벽보고 절하기란 참으로 어색했다.
생각을 바꿨다. 이것 운동이지 절대로 불교의식이 아니다.
그리고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 일백팔....
17분 걸렸다.
다음날 아침, 계단을 내려가는 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오랫만에 등산을 하고난 다음날 계단을 내려갈 때 느끼는 그런 것하고 똑같다.
운동이 되기는 되는 모양이구나!!!
그래도 게으름이 몸에 배어서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밖에 못한다.
하다보니 팔운동이 부족할 것 같아 그냥 합장하는 것이 아니라, 팔을 크게 휘두른 다음에 합장한다.
땀이 날랑말랑한다.
최근에는 욕심이 좀 생겼다.
유산소 운동은 30분 이상해야 효과가 있다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강연을 듣고 108배를 두 번씩하기로 마음먹었다.
108*2=216배. 30~35분 정도 소요된다.
108배 할 때까지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108배가 넘으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 이마의 땀이 흘러 눈으로 들어간다.
108배가 넘으면 정신이 더 집중된다. 잡념이 없어지는 것 같다. 숫자 헤아리기가 훨씬 더 쉽다.
끝나고 나면 땀에 흠뻑 젖는다.
끝나고 나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운동한 기분이 절로 난다. 헬스클럽에서 1시간 운동 후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기분이 좋다
올해의 목표는 108배를 108번 하는 것인데, 1월에는 5번 밖에 못했다. 네 번이나 밀렸다.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오늘부터는 아침으로 운동시간을 바꾸었다.
일어나기는 힘들었지만,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출근을 했다.
잘하면 게으름 병도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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