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트래킹
마을 구경을 마치고, 이번에는 자전거 트래킹을 떠납니다.
자전거는 따로 준비된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타는 것을 잠시 빌렸습니다.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합니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인지라 나도 처음에는 약간 비틀거렸지만 곧바로 정상궤도에 오릅니다.
둘째 딸이 타는 자전거가 말썽입니다. 체인이 자꾸 벗겨집니다.
마을 청년이 고쳐주다가 지쳐서 자기 자전거와 바꿔줍니다. 주인이 바뀌니 말썽도 사라집니다.
그 청년은 자전거도 잘 고치지만 고물자전거도 말썽없이 잘타는 재주도 가졌습니다.
<출발지점에서 자전거 검검 중>
어제 차를 타고 왔던 그 비포장길을 따라가야 하니 차만 지나가면 온통 먼지를 뒤집어 씁니다.
어제는 우리 차가 동네사람에게 먼지를 뒤집어 씌우더니, 오늘은 반대로 우리가 당합니다.
자전거들도 자주 고장납니다. 고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곤했더니 내가 제일 뒤에 처졌습니다.
앞에 간 사람들을 따라 잡으려고 속력을 내고자하는 데 마음뿐입니다.
비포장길을 한참을 달렸던 지라 엉덩이가 아파서 빨리 달리지도 못합니다.
<중간중간 쉬어갑니다. 흙먼지 뒤집어 쓰고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합니다.>
<뭔가 좋은 게 있는 것 같은 데...>
<생각해보니, 이 문이 사원 입구란 표시가 아닌 지??>
<가다가 쉬고, 또 쉬고..>
<아내는 귀한 몸이라 땀 흘리는 운동(?)은 안합니다. 누군가 모셔다 주어야지요. 실은 자전거를 못탑니다.>
<이곳이 저수지입니다. 우린 지금 저수지 둑 위에 서있고요.
우리나라에선 산골짜기의 한쪽만 막으면 저수지가 됩니다. 이곳은 사방을 모두 둑으로 막아야 합니다.>
<이제 유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전체 10Km를 두 시간동안 달려왔습니다.>
이곳도 다른 사원과 같이 빙둘러 정사각형의 해자가 있고, 그 안에 사원을 지었습니다.
근데 사원의 위치가 주변보다 높습니다. 일부러 땅을 돋우워 그 위에 지었는 지 원래 조금 높은 지형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평지밖에 없는 이곳에서 약간 높은 곳에 지어진 사원을 발견했으니 신기합니다.
<허물어진 고푸라 위에 풀도 자라고, 나무도 자라고..>
<허물어져가는 옛 사원 옆에는 새로운 사원을 지었습니다.
이 지역은 크메르 루즈군이 마지막까지 점령했었던 곳이랍니다.
그만큼 저항도 심했겠고, 사람도 많이 죽었겠지요.
정부에서는 민심을 달래는 차원에서 이 사원을 지었답니다.
때만 되면 지역감정이나 우려먹는 우리네 한심한 정치판보다 이 나라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나라로 이민이나 올까.. ㅋㅋ>
<그냥 감상하세요>
<출입문 위쪽의 내어쌓기 구조, 코벨아치가 확실히 보이죠?>
어딜 가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에도 유적지 한 켠에서 밥을 먹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음식을 차립니다.
특별 반찬으로 머레이를 소개해주었던 분이 담아준 김치도 있습니다. 맛도 제법입니다.
야외 소풍 기분을 만끽하는 즐거운 점심식사입니다.
<김치에, 카레에, 꼬치에, 진수성찬입니다.>
반띠아이 츠마를 떠나며
식사를 마치고 마을 사람들과 헤어져서, 우린 다시 이젠 다시 씨엠립으로 돌아갑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다 착하고 친절하고 수줍은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선량한 사람들도 상황이 바뀌어 무기를 들면 크레르 루즈군이 되고, 킬링필드라는 참혹한 현장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동물인지 새삼 생각나게 합니다.
좋은 인상을 갖고 떠납니다.
며칠 더 묵으며 이들과 같이 생활한다면 훨씬 더 많이 알고, 훨씬 더 친밀해질 수 있을 것인데, 하룻밤만 머물고 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아치'님이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고 세수도 빗물로 해야한다면서,
양치만은 깨끗한 물로 하라고 1리터짜리 생수 한 병씩을 주기에 엄청나게 낙후된 산골마을로 생각하고 왔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유선전화는 없지만 젊은이들은 거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수도 시설은 없지만 우기에는 풍부한 빗물을 사용하고 건기에는 항아리에 저장해 놓았던 물을 사용합니다.
깨끗한 물이 필요할 때는 정수시설을 갖춘 상수 판매소에서 물을 사다가 씁니다.
전기는 들어오지 않지만 집집마다 축전지시설이나 발전기를 갖고 있습니다.
거기다 넓은 평야를 가지고 있고, 비도 풍부히 내려서 농사도 잘되니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문명의 혜택을 우리처럼 쉽게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 부족한 것일 뿐,
우리나라에서 돈없이 귀농하여 생활하는 것보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더 풍족한 나날들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이 곳 실정을 모르는 이방인의 무식의 발상일까요???
이제 차를 타고 다시 씨엠립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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