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계신 요양원에서 전화가 왔다.
식은 땀을 많이 흘리시니 119에 전화하여 병원으로 모셔야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주시라고 이야기하고 곧바로 집에서 출발했다.
요양원에 도착해보니 벌써 구급차가 도착하여 이송준비중이다.
남자 소방대원과 여자 소방대원이 짝을 이뤄 이송용 침대에 옮겨 구급차로 가려고 하고 있다.
남자 소방대원은 운전을 하고, 여자 소방대원은 아버지 옆에서 이 것 저 것 체크를 한다.
아버지께서는 몹시 괴로워하며 발버둥을 치시다가, 여자 소방대원을 때릴 듯 하여도 군소리 한 마디 안하고 묵묵히 맡은 일만 수행을 한다.
아주대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 내게는 저 쪽에 가서 접수하라고 하고는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 안으로 들어간다.
접수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들은 벌써 가버리고 없다.
할 일을 마치자, 정말로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아버지는 벌써 몇 번째 신세지는 것이고, 어머지도 신세졌고, 아내도 신세졌고 아들녀석도 119 신세를 졌다.
한결같다.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수행하고는, 말없이 가버린다.
비록 내가 내는 세금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지만 너무 고맙다.
뉴스를 보면 온통 나쁜 놈들이고, 비리 투성이이고, 전부 감방에 가야 할 못된 녀석들 세상인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에서 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무 말없이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대다수의 공무원들과 조금 힘들어도 참고 지내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있기에,
썩은 쥐새끼들이 개판(or 쥐판?) 치거나 말거나 우리나라는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다시 한 번 119 구급대원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추석 지나면 꼭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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