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헌 : 저는 싹수가 있는 한국 정치권의 유머를 기억하고 있어요.
언젠가 청와대에서 고위직 인선안을 가지고 국회가 야당 당수를 만났는데 청와대에서 한 분이 그랬어요.
흠이 있더라도 잘 봐달라고,
그러니까 야당 당수 되는 분이 '이 흠을 다 덮으려면 담요가 여러 장 있어야 되겠다고.' 그렇게 말을 했었고요.
김현정 : 그러니까 옛날에는 비판을 하더라도 좀 이렇게 은유적으로 둘러서 말하는 이런 여유가 있었는데.
풍자의 미덕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직설적으로 막말을 꽂아버리는 거친 언사들이 오고갑니다. 이거 참...
한승헌 : 글쎄, 그건 참... 그 사람들의 어떤 지능 내지 교양의 한계같아요.
나는 하나의 수준, 수준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국민들은 그걸 그 사람의 어떤 식견의 척도로 알고 비판을 해야죠.
선거 때 분명하게 일침을 놓고 선택을 하면 좀 정신을 차릴지 모르죠.
2019.06.27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승헌 변호사와 나눈 대화의 한 대목이다.
유머, 은유, 풍자, 직설적, 막말, 지능의 한계, 교양의 한계, 수준!
두 분의 대화에 나온 이런 단어들을 곱씹을수록 얼굴은 점점 더 달아오른다.
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게 솔직해서 좋은 것이고, 강도높게 말해야 잘 알아먹을 것이고, 가끔씩 욕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곧 새누리당 의원들과 같은 수준이 되는 것이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여기까지가 내 지능의 한계이고 내 교양의 한계였다니, 이것이 곧 내 지능의 수준이고 내 교양의 수준이었다니 ~~
이제부터는 수준을 높이자, 아니 수준을 높이려 노력해보자.
가능하면 욕하지 말되, 어쩔 수 없으면 은유적으로 하자,
갑자기 깜박이도 켜지않고 끼어드는 못된 운전자에게는 '개XX' 대신 '땅강아지!'로,
근데 '틀딱'과 '호로새끼'는 뭘로 대치하지? 계속 고민해야 답이 나오겠다.
탐진치 삼독(貪瞋癡 三毒)이라 했다.
화내지 말자, 아라한(阿羅漢)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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