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각 바꾸면 ~~

60. 지천명은 60부터 ~~

상원통사 2019. 6. 7. 22:05

** 여시아상(如是我想) : 이와 같이 나는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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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면 지천명(命)이라 했다, 공자님이 하신 말씀이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인데,

지천명, 하늘의 명령을 안다, 곧 하늘의 뜻을 안다, 그것도 쉰 살에, 정말 가능한 일일까?

난 최근까지도 지구상에선 오로지 술만이 최고인 줄 알고 날마다 해롱해롱하며 지냈으니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을게다, 상위 0.0001%만 빼놓고 ~~

즉, 50이라는 기준은 순전히 공자님 같은 분께 적용되는 것이지 민초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내가 여기서 그 새로운 기준을 감히 주장한다.

* 천명 :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

* 지천명 :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알고, 그에 순응하는 것 


60이 지천명(命),

세상사 바쁘게 지낼 때엔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

돈 찾아 명예 찾아 행복 찾아 뛰어다니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사람도 있지만,

50 즈음이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여기서 밀어내고 저기서 쫒아내고, 어쩔 수 없이 명퇴하거나 버티고 버티다 은퇴하기 시작한다.

찌그러지고 나면 앞만 보고 달리는 대신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되었지? 뭐가 문제일까? 앞으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보면 생각이 조금씩 발전한다, 우린 왜 태어났을까? 나는 누굴일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인가?

그렇게 10년쯤 고민하다보면 환갑 즈음, 드디어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나이에 이른다.

즉, 60이면 '지천명' 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이지 '지천명' 한다는 게 아니다, 욕심(貪, 탐)을 내려놓지 않으면 어림도 없다.

이런 수행을 20년쯤 해야 하늘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이는 여든 즈음.


80은 이순(順),

귀가 순해지는 나이,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는 나이,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

귀가 순해지려면 화냄(嗔, 진)을 내려놓아야 하는 데 이것도 20년쯤 수행을 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이젠 미워했던 사람이 가여워보이고, 악마의 족속들이 불쌍해 보이고,

그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고, 죄와 사람을 구분하여 미워할 줄 알게 될 것이다.

벌써 100살이 가까워진다.


100은 고희(稀),

인생칠십 고래희(), 두보께서는 사람이 70까지 사는 것은 예부터 드물었다고 했지만,

지금은 과학이 발달하고 의료기술이 수명을 늘려놓아 일흔 살이야 이팔 청춘이나 다를 바 없다..

'예부터 드물다'는 '고희'라는 단어는 적어도 백 살 정도 되어야 어울린다.


50은 불혹(不惑), 60은 지천명(命), 80은 이순(順), 100은 고희(稀)!

그럴듯해 보이지만 요건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고,

실제 공자님은 논어〈위정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십유오이지우학() :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삼십이립()                         :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사십이불혹()                   :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오십이지천명()             :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육십이이순()                   :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 ) :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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