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설 때엔 카메라를 챙긴다.
휴대폰으로 찍을수도 있지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더 낫기에 번거롭지만 챙겨 나간다.
경치 좋은 곳, 멋진 건물, 꽃, 나무, 새, 벌, 나비.... 찍다보면 걸음은 더뎌지지만 셔터 누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에 돌아오면 잘 나온 사진을 고르고, 여기저기서 자료를 뽑아 편집하여 나만의 여행후기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검토를 받은 후 블로그에 올린다.
글을 쓴다, 내 이야기도 쓰고 내 생각도 쓴다.
1,000편을 써보자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쥐어짜보지만 너무 힘들다.
처음 시작할 때엔 무얼 써야 할 지 생각조차 나지 않아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이젠 뭘 써야겠다는 윤곽은 잡히지만 거기에 살을 붙이는 작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난 왜 이리 글재주가 없나 스스로 자괴감이 들며 내팽개쳤다가도, 마음을 다잡고 씨름하다 보면 겨우 마무리 된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검토를 받은 후 블로그에 올린다.
힘들게 썼는데 혼자만 간직하면 뭐하나,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페북에도 올리고 밴드에도 올리고 카톡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나보다 먼저 가 본 사람은 좋은 기억을 떠올리라고, 아직 안 가본 사람은 다음에 갈 때 참고하라는 마음에서 여행후기를 공유하고,
난 이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노라고, 비록 찌그러졌지만 내려놓으니 행복은 커지더라고 알리고 싶어 글을 공유한다.
물론 블로그 조회수 올리려는 얄팍한 꼼수가 숨어있기도 하다, 부끄럽지만 ~~
무소유,
생전에 쓰시던 작은 의자 하나만 남기고, 그동안 펴내신 책들마저 거두어들인 법정 스님,
길상사 뒷편 돌담 언덕 아래 작은 화단, 한 송이 학으로 내려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다 부질없는 짓이여, 거두어들이게나!'
난 대답하고 싶다.
'알겠습니다, 스님,
일부러 나누는 것은 그만 두겠지만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계속하겠습니다.
나중에 쓸 데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나이 먹고 몸이 말을 안 들어 할 수 없이 요양원 신세질 때에, 그 때에 소일거리로 쓸 예정입니다.
내가 이렇게 살았구나, 아내는 그 때 여기 있었지, 이 날 하늘이 참 맑았네 ~~
그리고,
노망이라도 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온 정신이라면 마지막엔 틀림없이 거두고 가겠습니다.'
'한 생각 바꾸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58. 나무초리 (0) | 2019.06.05 |
---|---|
기해년을 맞으며 ~~ (0) | 2019.01.15 |
56. 보바리 부인의 행복조건 (0) | 2018.12.19 |
55. '내일'만 없다 (0) | 2018.12.07 |
54. 얼굴 기억하기 (0) | 2018.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