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알기 쉬운 '경제 민주화'

상원통사 2012. 11. 17. 21:49

'경주 최부자'를 아십니까?

최부자 집안은 최진립(1568~1636)부터 최준(1884~1970)까지 12대에 걸쳐 300여년동안  경주시 교동에서 부를 이어온 집안을 말합니다.

최진립의 셋째아들인 최동량은 형산강 상류지역에 전쟁이후 버려진 농토와 습지들을 개간하고,

모판에 모를 심어 이앙하는 이앙법(모내기법)을 도입하고, 수리시설을 확충하는 등 농토확보 및 생산성 증가를 통하여 부를 이룹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뒤 최진립의 11대손인 최준은 대한광복회에서 재무를 맡아 항일투쟁을 전개하다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어 심한 옥고를 치뤘으며, 

'백산상회'를 설립하여 상해 임시정부에 지속적으로 거액의 군자금을 보내는 등 독립운동사에 빛나는 발자취를 남겼고,

두 동생도 상해에서 독립운동에 나섰습니다.

특히 둘째 동생인 최완은 일경에 붙잡혀 모진 고문 끝에 35세의 나이로 순국합니다.

부자가 나라를 위해 돈을 내놓은 것이 무슨 자랑이냐며 공적이 알려지기를 꺼려했던 최준이기에,

그가 국민훈장 애국장을 받은 것은 돌아가신 지 20년이 지난 1990년도의 일이었습니다.

해방 후, 최준은 그의 재산이 의미있게 쓰일 방법을 고심하다가, 전 재산을 육영사업에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하여 선산과 만석지기 토지와 살고 있던 집까지 모두 희사하고,

경북의 유력인사들을 설득하고 도민들의 뜻을 모아 1947년 대구대학과 계림대학을 설립하니 이는 오늘날의 영남대학교의 전신입니다.

그리고 그 후손들은 지금 '경주 최부자'가 아닌 평범한 중산층으로 살고 있다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300여년동안 부를 이어온 최부자 가문에는 6가지의 가훈이 있었는 데, 그 중 일부입니다.

-. 1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 연간 소작료를 1만석으로 고정하므로써, 땅이 늘면 늘수록 최부자집의 소작료는 낮아졌고,

     최부자집이 부유해지면 소작인의 곳간도 덩달아 불어나는 이른바 '상생의 경제' 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소작인들은 최부자가 더 많은 땅을 가지길 바랬고 팔 땅이 있으면 앞다퉈 최부자에게 알렸다고 합니다.

-.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 흉년이 들면 형편이 다급한 농민들은 굶어 죽지 않기위해 헐값에 농토를 내놓았는 데,

     이는 부자들에게 재산불리기의 절호의 기회였지만 최부자집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심지어 최국선은 각종 담보로 잡힌 문서들을 모두 불태우면서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갚을 사람이면 이런 담보가 없어도 갚을 것이고, 안갚을 사람이면 이런 담보가 있어도 갚지 않을 것이다."

-.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 1671년 삼남에 흉년이 돌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허다했는 데,

     최국선은 "많은 사람들의 굶주림이 이 지경이 되었는 데 어찌 집안 재물을 아껴 저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겠는가?" 하며 과감히 곳간을 헐었다 합니다.

     죽을 끊여 굶주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활인당 터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경주 최부자집,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노블리스 오블리제'라 할 것이고, 

공부 못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좌파, 빨갱이, 좌빨, 종북세력'이라 할 것입니다.

 

한편 용인에도 부자를 꿈꾸는 이씨가 있습니다

-. 그는 로또복권에 당첨되어 종자돈을 마련합니다

-. 경매를 통해 싼값에 얻은 상가에서, 조폭을 동원하여 세입자를 쫓아내고 되팔아 재산을 불립니다.

-. 탈세는 기본, 밀수에도 손을 대서  재산을 불립니다.

-. 동네 수퍼마켓과 재래시장을 초토화하고, 동네 빵집, 순대집 등 돈이 될만한 것은 모조리 챙깁니다.

 

그런데 이매가 대통령이 경제가 힘들다고 부자 감세정책을 폅니다.

 

경주 최부자의 경우

-. 깎아준 세금으로 우물을 파고, 저수지를 고치고, 경지정리를 합니다

-. 종자를 개량하고, 퇴비를 만들고, 콤바인 등 농기계를 구입하여 농민들에게 빌려줍니다

-. 배고프면 힘이 없어 일을 못한다고 소작인들에게 무상으로 곡식을 줍니다.

-. 큰 돈 드는 곳에 부자가 투자하고, 거기서 나온 결실은 가난한 사람과 같이 나눕니다. 이름하여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효과)라고 합니다.

 

용인 이씨의 경우

-. 깎아준 세금으로 굶주린 농민들이 내놓은 논밭을 삽니다. 이른바 벼 한 섬으로 샀다고 해서 '한 섬 논'을 있는 대로 거둬들입니다.

-. 소작은 경쟁을 부치기에 소작료는 높아지고, 소작농들끼리 싸움도 잦아, 동네 분위기가 살벌합니다.

-. 마름에게 권한을 주기에, 그들도 거드름 피우며 한몫 챙깁니다.

-. 굶주린 사람들에게 고리로 곡식을 빌려주고 가을에 몽땅 회수합니다. 말안들면 변소 뒤로 데려가서 뒈지게 팹니다.

-. 고을 수령에게는 달구지떼기로 미리미리 입막음을 하기에, 동네사람이 고발해봐야 소용도 없습니다.

-. 이제 동네 논밭을 전부 접수하여 부자중의 부자의 길로 들어섭니다

-. 마을 주민들은 점점 거지 아니면 도둑으로 변합니다. 가끔씩 이부자 집의 담을 넘은 놈들도 있습니다.

-. 이부자는 건달들을 고용해 근처에 얼씬거리기만 하면 몽땅 잡아 관아로 넘깁니다.

-. 그래서 온누리가 새나라가 되었습니다. 1%의 부자에 99%의 거지들이 판을 치는 새나라로 바뀌었습니다.

 

경제 민주화를 이야기합니다. 그 뜻이 무엇인지 애매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쉽게 생각합시다.

용인 이씨와 같은 사람들을 법으로 강제하여 경주 최부자와 같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경제 민주화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119조

1항 : 대한민국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증함을 기본으로 한다

2항 :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새누리당의 김종인 위원장이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근거한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정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형마트 의무 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

-. 순환출자 금지

-. 금산 분리

 

난 김종인, 이상돈 등이 포진하고 있어 새누리당이 달라지리라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경제 민주화의 실천에 있어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똑같은 사안이라도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하려 하면 반대가 엄청 심할 것입니다.

조중동, 새누리당, 재벌, 수구꼴통 등등이 좌빨, 종북세력이라 몰아붙일 것입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하려 한다면 적군의 숫자가 훨씬 적을 것이고, 그 강도도 훨씬 약할 것입니다.

조갑제는 무시하면 되고, 재벌만 다독거리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선을 보인지 몇 조금이나 되었다고, 그네누나는 본심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경제민주화, 그딴것 안하겠답니다. 김종인도 '팽' 당했습니다.

검은 줄이 있기에 수박이라기에 믿고 싶었는 데, 가을비에 씻겨 내려가고 나니 호박임이 드러났습니다.

 

끔찍합니다.

목표가 오로지 대통령이기에 말바꾸기 정도는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 

그네누나가 집권한다면 앞으로의 5년이 또 어떻게 될 지 두렵습니다.

 

그럼, 우리같이 힘없는 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 할 일도 없는 데 투표나 합시다.

최부자같은 사람이 많아지기를 꿈꾸며 우리 모두 투표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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